리뷰/도서

[한국 슈퍼 로봇 열전 -만화편-] ...내겐 아름다운 추억!

fun_teller 2022. 2. 2. 18:24

동네 도서관에 갔더니 눈에 띄어 집어온 

"한국 슈퍼 로봇 열전 -만화편-"

 

철인 캉타우를 필두로 선 한국 토종 로봇들, 하지만 책을 열어보면...

건담이나 마징가 등 일본 로봇물에 더 관심이 많던 터라 

지나가려 했지만, 

최근 가입한 네이버 카페인 

"클로버문고의 향수"에

소감글과 사진을 좀 올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책의 서두를 보니

작가님이 카페 회원님이셨네요. ㅎㅎ

공자님 앞에서 문자 쓸 뻔 했습니다. ㅠㅠ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내용이 

흑백과 컬러 적절히 고급 용지에 잘 배치되어,

페니웨이님과 제작팀의 정성이 잘 느껴졌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3시간 정도 정신없이 보고 느낌을 정리해 보면...

 

아주 어릴 적 만화방(대본소)에서 손에 땀을 쥐고 본

마징가 제트 만화책 시리즈들은

일본 만화책을 정식으로 번역해서 들여왔다기 보다는

국내에서 다시 따라그린 해적판들이 많았다는 점.

요즘 시대의 저작권 개념이라면 쉽지 않은 일이었겠죠.

 

이건 정식 일본판을 번역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와중에 이세호 작가님은 단순히 따라그리는 수준을 넘어서

작화 수준도 원작을 능가하는 부분이 있고,

스토리 각색도 나름 훌륭하다는 평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이세호 작가님 등 국내 작가님의 마징가 제트 만화책을 다시 보고 싶어요. ㅠㅠ

 

이세호 버전 마징가 중 한 작품

 

그리고, 심술통 등 명랑만화가로만 알았던 이정문 작가님이

철인캉타우 등 SF만화에도 한 획을 그으셨다는 점!

(클로버문고의 향기 카페에서 처음 알긴 했지만, 이 책을 보니 더욱 위대함!)

특히, 철인캉타우는 거의 유일(?)한 오리지널 한국토종 거대로봇으로 보이네요.

(개인적으로 태권브이도 오리지널로 보고 싶긴 한데, 캉타우는 논란 자체가 없을 것 같아요.)

 

캉타우 vs. 짝퉁(?)마징가

 

보물섬 등을 통해 어린 시절에 접했던,

고유성, 김형배 작가님 등을 다시 봐서 즐거웠지만,

전체적으로 한국 슈퍼 로봇들이라고 확실하게 얘기할만한 게 많이 없다는,

즉, 저작권 개념이 확립되어 있지 않던 시절의 어두움이 많이 드리워져 있다는 점은 안타까왔습니다.

(그렇지만, 그 시절의 아이들은 뭐가 뭔지 모르고 재미있게 봤을 겁니다. 저도 그랬구요...)

 

책을 보던 3시간 동안

많은 기억들이 다시 살아났는데요, 

김삼 작가님의 로봇삼국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네요. ^^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책의 중심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새롭게 알게된 충격적인 역사...

1972년 어린이 자살 사건이 만화책과 연결되어

만화책을 악의 축으로 모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점...

 

https://namu.wiki/w/%EC%A0%95%EB%B3%91%EC%84%AD%EA%B5%B0%20%EC%9E%90%EC%82%B4%EC%82%AC%EA%B1%B4?rev=176 

 

제가 초딩이던 1980년대에도 만화방은 오락실과 함께 우범지대였습니다. 

아마 이 사건과 연관이 없지만은 않겠죠. ㅠㅠ

 

책을 덮으며...

다시 한번, 페니웨이 작가님과 제작팀에게 감사의 인사를!

덕분에 2022년 설 연휴 중 하루를 즐겁게 보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