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도서관에 갔더니 눈에 띄어 집어온
"한국 슈퍼 로봇 열전 -만화편-"
건담이나 마징가 등 일본 로봇물에 더 관심이 많던 터라
지나가려 했지만,
최근 가입한 네이버 카페인
"클로버문고의 향수"에
소감글과 사진을 좀 올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책의 서두를 보니
작가님이 카페 회원님이셨네요. ㅎㅎ
공자님 앞에서 문자 쓸 뻔 했습니다. ㅠㅠ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내용이
흑백과 컬러 적절히 고급 용지에 잘 배치되어,
페니웨이님과 제작팀의 정성이 잘 느껴졌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3시간 정도 정신없이 보고 느낌을 정리해 보면...
아주 어릴 적 만화방(대본소)에서 손에 땀을 쥐고 본
마징가 제트 만화책 시리즈들은
일본 만화책을 정식으로 번역해서 들여왔다기 보다는
국내에서 다시 따라그린 해적판들이 많았다는 점.
요즘 시대의 저작권 개념이라면 쉽지 않은 일이었겠죠.
그 와중에 이세호 작가님은 단순히 따라그리는 수준을 넘어서
작화 수준도 원작을 능가하는 부분이 있고,
스토리 각색도 나름 훌륭하다는 평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이세호 작가님 등 국내 작가님의 마징가 제트 만화책을 다시 보고 싶어요. ㅠㅠ
그리고, 심술통 등 명랑만화가로만 알았던 이정문 작가님이
철인캉타우 등 SF만화에도 한 획을 그으셨다는 점!
(클로버문고의 향기 카페에서 처음 알긴 했지만, 이 책을 보니 더욱 위대함!)
특히, 철인캉타우는 거의 유일(?)한 오리지널 한국토종 거대로봇으로 보이네요.
(개인적으로 태권브이도 오리지널로 보고 싶긴 한데, 캉타우는 논란 자체가 없을 것 같아요.)
보물섬 등을 통해 어린 시절에 접했던,
고유성, 김형배 작가님 등을 다시 봐서 즐거웠지만,
전체적으로 한국 슈퍼 로봇들이라고 확실하게 얘기할만한 게 많이 없다는,
즉, 저작권 개념이 확립되어 있지 않던 시절의 어두움이 많이 드리워져 있다는 점은 안타까왔습니다.
(그렇지만, 그 시절의 아이들은 뭐가 뭔지 모르고 재미있게 봤을 겁니다. 저도 그랬구요...)
책을 보던 3시간 동안
많은 기억들이 다시 살아났는데요,
김삼 작가님의 로봇삼국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네요. ^^
책의 중심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새롭게 알게된 충격적인 역사...
1972년 어린이 자살 사건이 만화책과 연결되어
만화책을 악의 축으로 모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점...
제가 초딩이던 1980년대에도 만화방은 오락실과 함께 우범지대였습니다.
아마 이 사건과 연관이 없지만은 않겠죠. ㅠㅠ
책을 덮으며...
다시 한번, 페니웨이 작가님과 제작팀에게 감사의 인사를!
덕분에 2022년 설 연휴 중 하루를 즐겁게 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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