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엘비스] 역사상 최고 슈퍼 스타의 빛과 그림자

fun_teller 2022. 7. 21. 14:41

엘비스 프레슬리!

30대 이하 세대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슈퍼 스타 중의 슈퍼 스타입니다.

 

기록 상으로도 솔로 뮤지션 중 가장 높은 음반판매량을 보유하고 있다네요.

 

 

 

가장 많은 음반을 판 음악가 목록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ko.wikipedia.org

 

그룹+솔로 뮤지션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1위는 비틀즈, 2위는 마이클 잭슨(잭슨파이브 시절 포함인가?),

3위가 엘비스 프레슬리 입니다.

 

40대 중반인 제 세대에서도 엘비스는 옛날에 유명했던 가수 정도로 생각하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엘비스가 세상을 등진 게 1977년이니까 벌써 45년 전이네요. 

이 시기에 태어난 제 세대들이 엘비스를 잘 모르는 건 당연한 거죠.

 

하!지!만!

저에겐 엘비스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 제 의지로 처음 들었던 카세트 테이프(이거 아는 사람 적어도 30대 이상 ㅠㅠ)가

엘비스 프레슬리 곡모음이었거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어머니께서 엘비스 프레슬리의 열혈팬이셨기 때문에 집에 있었던 거죠.

저는 그 테이프에 있는 곡들 중에서 발라드 분위기인

Are you lonesome tonight?

Love me tender

Can't help falling in love

Blue Hawaii

Love letter

등을 좋아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엘비스가 슈퍼스타로 성장한 계기는 제가 그 테이프에서 듣기 싫어했던 "Hound dog", "Jailhouse rock" 의 선풍적인 히트였었네요. ㅠㅠ 물론 많이 듣다 보니 이 노래들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

 

영화관에 가기 전에 러닝 타임을 확인했습니다. 거의 3시간이더군요!

어릴 적 카세트 테이프로 시작된 엘비스와 저의 인연(?)은

틈틈이 mp3로 엘비스의 곡을 모아서 즐겨듣는 것으로 연결되었고,

2016년 1월 8일(엘비스 생신) 부근에 어머니 모시고 

Tupelo(태어난 도시), Memphis(Sun studio, Beale street, Graceland 등 엘비스가 성장하고 죽을 때까지 살던 도시)를 

여행하면서 더더욱 엘비스 프레슬리 님을 좋아하게 되어서 3시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나중에 여행 스케치에 이때 이야기와 사진을 포스팅해야겠습니다. ^^)

집사람은 괜찮을까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저희 동네 롯데시네마 해운대점에서 10시 10분에 시작하는 걸 봤는데,

관객은 저와 집사람, 단 두 명.

조조할인을 받았기에, 단돈 22,000원으로 영화관을 전세냈네요. ㅠㅠ

 

이 사진은 안 닮았어요...ㅠㅠ 실제 영화보면 분위기가 상당히 흡사한데 말이죠.

 

뭐, 남들이 많이 안보면 어떻습니꽈!

제가 좋은데요.

다행히도 집사람도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고 하네요.

(영화보고 나서 엘비스 및 영화 관련 유튜브도 엄청 보더군요. ㅎ)

그나저나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그만큼 엘비스는 저에게 각별하다 보니 이것저것 써내려가게 되더라구요. ㅠㅠ

 

저는 영화를 보면서 톰 파커 대령이란 인물을 처음 알았어요.

엘비스의 전속 매니저였고, 엘비스 수입의 절반을 자기 몫으로 챙겼다네요. 헐~

엘비스를 발굴하고 세기의 슈퍼스타로 상품화한 공은 분명히 인정할 만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바와 영화 속에서 묘사된 모습을 보니 악덕 매니저에 가깝더군요.

우리 연예계에서도 어린 아이돌 가수들을 대상으로 횡포를 부리고 있는 매니저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인 것 같지만 근거는 빈약한 ㅠㅠ)인 의심이 들었습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번다"란 격언이 너무나 와닿았습니다.

톰 파커 대령의 역할은 이름이 같은 톰 행크스가 맡았네요.

(처음엔 몰라봤는데, 집사람이 알려줘서 알았네요. 엄청난 뚱보 분장 ㄷㄷ...잠깐...혹시 톰 행크스 아저씨도 늙어서 살이 많이 찐건가?)

제가 본 영화들 중에서 톰 행크스가 악역으로 나온 게 거의 없었는데,

역시나 명배우답게 죽이고 싶을 만큼 밉게 연기를 잘 하더군요. 

 

영화에서 인상깊었던 장면은

엘비스의 첫 공연(곡명: Hayride)에서 엘비스가 다리를 흔들며 

여성팬들을 열광시키는 장면인데, 

팬들이 참다 못해 "꺄악" 소리를 지르며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파격적이었습니다.

아마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팬들을 비명지르게 하던 가수가 아닐까?

 

Hayride, 극장에서 보면 더욱 압권입니다!!

 

2016년 1월에 Tupelo와 Memphis에 갔을 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엘비스는 잘생긴 백인 가수로서 무난하게 슈퍼스타로 성장한 게 아니라,

흑인 마을에 살면서 흑인 음악에 심취하고, 

흡입력 있는 흑인 음악을 잘하는 '잘생긴 백인' 가수로서

엄청난 상품성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 부분도 영화 '엘비스'에서 어느 정도 잘 묘사가 되고 있습니다.

 

엘비스의 음악친구들이 넘쳐나는 Beale street. 영화에서도 잘 묘사되고 있습니다. 여길 와본 적 있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으쓱해졌습니다. ^^

 

전례없던 엘비스의 파격적인 무대가 사회적인 문제로 이슈화된 것은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일개(죄송합니다. ㅠㅠ) 가수가 이런 영향력을 가지다니!

 

이 영상을 보면 그 분위기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엘비스 역을 맡은 오스틴 버틀러를 처음 봤을 때는 

저스틴 비버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아니었더라구요. (영화를 보기 전에 배우가 누구인지도 체크하지 않은 나란 아재...ㅠㅠ)

그런데,

아래 사진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스틴과 오스틴의 분위기는 상당히 흡사합니다.

 

영화 출연진들과 Baz Luhrmann 감독님이네요. 톰행크스 할부지의 뚱뚱함은 역시 분장이었군요. ㅎ (출처: People.com)
오스틴 버틀러가 셀레나 고메즈와 사귀나요? 저로선 저스틴과 오스틴(이름도 비슷하네 ㅎ)이 구분 안가네요. ㅠㅠ

엘비스가 너무나도 젊은 나이(42세, 현재 제 나이 46세 ㅠㅠ)에 요절한 것을 알기에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땀을 흘리며 공연하는 엘비스와

그를 부추기는 톰 파커 대령을 보며 불편한 마음을 금치 못했습니다. 

영화 막바지에 엘비스가 "Unchained melody"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엘비스의 말년(ㅠㅠ) 공연 중 큰 의미가 있던 곡이라 선택된 것 같아요.

 

 

1977년 6월 공연에서의 Unchained melody. 돌아가시기 거의 직전이었네요....ㅠㅠ

 

저는 Memphis Graceland에 직접 가보기 전엔 몰랐던

'I'll remember you'가 마지막에 나오길 바랬었습니다.

Graceland에 있는 전시관 중에 공연 영상이 나오는 데,

가사도 그렇고, 멜로디도 그렇고, 제 맘을 꽉 붙잡아서 한참을 보고 듣고 있었던 기억이 좋았거든요.

 

I'll remember you. 저 세상으로 가더라도 팬들을 꼭 기억하겠다는 의미였을까요?

 

사실 계속 이야기를 풀어나가자면 끝도 없는데,

일단 이 정도 줄이구요,

엘비스 아저씨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멤피스 여행기 쓸 때 다시 해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