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도서

[에볼루션 익스프레스] 인간은 원숭이로부터 진화한 게 아니다!

fun_teller 2022. 7. 10. 02:22

조진호 작가님의 익스프레스 시리즈를 이 책까지 3권 봤네요.

사실 게놈~보다는 에볼루션~를 먼저 보긴 했지만 ㅎㅎ

 

익스프레스 시리즈 중 가장 최근 발행. 이미지 출처)YES24

 

저는 사실 진화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독실한 종교인은 아닙니다.

그래비티 익스프레스의 감동이 없었다면,

 

 

[그래비티 익스프레스] 과학자를 경탄하게 만든 교양과학서

저는 과학자입니다. 전공분야가 공학이긴 하지만, 쓰는 도구가 수학과 기초과학(물리, 화학)이기 때문에 과학자라 불러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자인 제가 이 책을 집어든 건, 일단 만화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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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호 작가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먼저 리뷰했던 게놈 익스프레스는 봤더라도 이건 건너뛰었을 겁니다.

 

 

 

[게놈 익스프레스] DNA가...아니었어!!

그래비티 익스프레스의 감동을 다시 느끼길 기대하며 책을 열었습니다. [그래비티 익스프레스] 과학자를 경탄하게 만든 교양과학서 저는 과학자입니다. 전공분야가 공학이긴 하지만, 쓰는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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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두 책을 입수한 후에 책의 두께가 얇다는 이유로 (ㅠㅠ)

에볼루션~를 먼저 보고, 이 책에서도 여러번 언급된 먼저 발행된 게놈~를 본 다음에,

다시 에볼루션~, 게놈~ 순으로 두번씩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다윈의 진화론이 기계론적인 우주관만을 고집한다는 선입관에 빠져있었습니다.

(아, 그건 선입관이 아닐 지도...ㅠㅠ)

단세포 생물이 우연한 계기로 자연 발생되어 

점점 진화하여 여러가지 다양한 고등한 생물들이 나타난다?

그러기엔 세포의 구성이 너무나 치밀하고 정교하고 복잡합니다.

 

너무나도 복잡한 진핵 세포의 이미지

 

이런 세포가 자연히 생길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창조론을 좀더 신뢰하는 편이었습니다.

(어이, 과학자 나리~ 이건 좀 아니지 않어?? ㅠㅠ)

 

조진호 작가님의 에볼루션 익스프레스에서도 제가 가진 고민이 똑같이 담겨 있긴 합니다.

일단, Chapter 9까지는 다윈이 진화론을 이끌어 내고

후속 세대 학자들이 다양한 연구들로 이를 뒷받침하는 과정을

게놈익스프레스의 전반 부분보다는 덜 지루하고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지구의 생명체는

LUCA(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라는 단세포 조상으로부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다."

 

생명진화 계통수 (구글링으로 가져오긴 했지만 정확한 출처가 표시되어 있지 않네요. ㅠㅠ)

 

여기까지 읽으면서 적어도 하나는 확실히 이해했습니다.

 

"진화론은 인간은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출발해서 어떤 분기점에서부터 갈라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이게 수능 국어 지문에도 나올만큼 요즘 세대들에게는 명백하게 전달된 내용인데,

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답니다. 부끄...ㅠㅠ)

 

Chapter 10에 오면 세 개의 큰 화두를 던집니다.

게놈~에서만큼의 큰 반전은 아니었지만, 

진화론의 부족함(?)을 잘 나타내는 질문들입니다.

 

첫째,

"LUCA는 어떻게 생긴거지?

아니, DNA나 단백질 같은 것들조차 자연발생은 불가능할텐데?

(아미노산은 자연 합성이 되긴 합니다...ㅠㅠ)"

 

둘째,

"많은 에너지와 복잡한 정보처리가 가능한 진핵세포는 어떻게 생긴거지?

LUCA와는 너무나 큰 간극이 있는데?"

 

세째,

"진핵세포에서 어떻게 다세포 생물로 진화한 거지?

자연선택, 적자생존 등으로 설명하기엔 둘 사이에 너무나 큰 차이가 있는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현재의 과학으로는 이 세 개의 화두에 대해 

깔끔한 답을 주지 못합니다.

 

게다가, 위에 소개했던 생명진화 계통수를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근거도

(1) 모든(대부분의?) 생명체 세포가 ATP를 만드는 TCA 사이클을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등 유사성이 매우 크다.

(2) 계통수 내에 아~~~주~~~ 가까운 생물들끼리의 진화 증거는 있긴 하다.

두 가지 밖에 없어 보입니다.

위 두 가지 사실을 바탕으로 위와 같은 생명진화 계통수를 만드는 것은 

상당한 비약이 필요하다고 생각되기에,

지구상의 생명체가 하나의 세포로부터 출발하여 진화했다고 보는 이론의 과학적 근거는 오히려 미약하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진화론의 시작점은

"이 세상에 신(혹은 창조자)은 없다."라고 봅니다.

그러니, 매우 우연히(아직까지는 우리의 과학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으로) LUCA가 생겼고,

매매우 우연히 진핵세포가 생겼으며,

매매매매우 우연히 다세포 동물이 생긴후,

매매매매매매매매매매우 우연히 다양한 생명체로 진화해 나간다는 이론만이

지금 우리와 우리 주변의 생명들의 존재를 설명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되네요.

(하지만,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창조와 진화는 양립한다고 봐야겠죠?)

 

이 책, 에볼루션 익스프레스는 어느 정도 중립적인 시각에서

진화론과 이를 뒷받침하는 단편적인 증거들을 보여주고,

이에 파생되는 근본적인 질문(위 세가지 화두 포함)을 다양하게 던져 줍니다.

 

그래서 좋았습니다. 진화론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저도

특별히 거부감 없이 즐겁게 진화와 유전(중간중간 게놈 익스프레스 광고가 많이 나옴 ㅎ)

에 대한 연구들을 하나하나 알아 가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책 중간중간에 

다윈이 자신보다 먼저 간 어린 딸 애니에 대한 그리움을 묘사한 여러 장면들은

작가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장성한 아이들을 둘이나 둔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았습니다.

(작가님도 자녀분들과 많이 못 놀아준 아쉬움에 공감이 가서 애니가 나오는 장면을 여럿 그리신 건 아닌지...)

 

에볼루션 익스프레스를 내린 다윈의 마지막 한 마디...

"지금을 즐기게!"

 

저의 대답은

"네!"

 

 

 

 

마지막으로 목차 소개...

 

감수의 글 : 『에볼루션 익스프레스』, 잠들어 있던 비글호를 깨우다

1. 생명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2. 모든 생명은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기원한다
3.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4. 다윈 이론의 좌절과 성공
5. 이론은 이제 그만
6. 가장 거대한 역사
7. 현대 생물학이 말해주는 사실들
8. 진화의 개연성
9. 끝없는 논쟁
10. 지구 생물의 역사는 있을 법한 것이었을까?
11. 방향이 있을까?
12. 우리뿐인가?
13. 의미는 어디에

글을 맺으며 : 생명, 그 엄청난 행운에 대하여
주요 등장인물 소개
참고문헌
생명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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